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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 생각


이제 블로그에 들어와 최근에 썼던 글을 보면 웃음만 나온다. 항상 현재 기분이 최근 글과 반대로다. 변덕이 죽 끓는 건지.

읽어야 할 책들이 늘어갈수록 행복하다.

눈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공부를 하면 모든게 고요해지는 그 순간이 좋아서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두워져가도 집중력이 깨질까봐 그대로 얼음모드로 공부하는 날들이 많은데 그런 습관 때문인 듯.. 요즘따라 부쩍 눈이 침침하다.

스탠드를 켜면 윙하는 소리가 듣기 싫다.

잠을 못 잔다. 포근한 이불 속을 경계한다.

요즘은 꿈도 꾸지 않는다. 꿈꾼다해도 일어나서 기억하지 못한다.

예전엔 자각몽을 꿨다. 꿈을 내 맘대로 조종하려 애썼다.

원하는 시각 이미지를 강요하고 상황 연출을 하려들었다.

깨어나면 꿈의 내용은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 채 내 지리한 욕망에 조급해했다.

난 이렇게 하찮구나.

현실에서 스스로를 다그치고 혼자이려 애를 써도

품안의 자식이고 지나간 사람의 연인이고 보호받고 싶어하는 어린애구나.

무의식은 배설이고 의식을 거치지 않은 것은 거짓이다. 라고 평소처럼 되뇌어도 위로되지 않는다.

욕구불만이 누적되면, 합리적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돌출 행동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주말엔 다시 한 번 춤을 추러 가야겠다.


- 생각


결국은 조이스를 다 분석했다. 몇 주 째 검토하고 또 해 봐도 오늘에서야 나의 분석은 독창적이고 완벽했다. 노트북을 끄는 순간 계속해서 지적만 하셨던 교수님과 영국사는 고모의 얼굴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울먹거렸다. 내가 조이스를 파고드는데에 큰 역할을 해주신 분들이니까.

오늘은 여태까지의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었고 거짓말처럼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찰나의 쾌감이 계속해서 이어지도록 하이웨이를 정신없이 달렸다. 세상에, 이런 날 운전하는 법을 몰랐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결국 나는 이론을 완성했을 때, 누군가의 눈에 들만한 엣지가 있는 이론을 추상적이고 구체적으로 완성했을때 엄청 행복해지는 것 같다.

사람은 역사를 알지만 역사에서 배우진 않는다.

나는 분명 양지의 사람이다. 나는 어둡기엔 빛과 행복이 얼마나 좋고 소중한 것인지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 자신을 잊어버릴만큼 조이스에 몰두했고, 내가 어둡다고 착각했고,

조이스라는 길디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나는 빛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평생 뿌리를 둬야 할 한 가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조이스의 이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I've put in so many enigmas and puzzles that it will keep the professors busy for centuries arguing over what I meant, and that's the only way of insuring one's immortality."

나는 소설을 써야해. 철학도 아니고 번역도 아니고 소설을 써야한다. 조이스를 능가하는 문학을 완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평생 시간과 정신을 바쳐야 하는 '유일한' 직무가 그것이라는 것을 오늘에야 깨달았다.

죽어서는 안되는 확고한 이유를 발견하게 됐다. 너무 오래 길을 돌아왔다. 내가 조이스라면, 이런 대작을 다 써놓고 물리적 시간이라는 것에 집착같은건 하지 않을 것 같다. 누가 이토록 아득하고 구체적일 수가 있을까.

나의 목표는 이제 세 가지로 늘었다.
아름다운 조이스의 문학세계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 (그래, 번역은 시작도 안했으니까)
러시아 작가들을 분석하는 일. (그러기 위해선 러시아로 가야겠다)
나의 문학을 창조하고 완성시키는 일. (평생을 전념할 것)

어우씨.. 방금 기사 검색하다가 이런 걸 발견했다. 오랜 시간 조이스를 번역하신 김종건 교수님의 인터뷰 중..

김 전 교수는 "지난 근 반세기를 조이스 문학의 연구와 번역, 특히 '율리시스'의 번역을 위해 마치 마음 밑바닥이 무거운 쇠사슬로 묶인 듯 허우적거리며 살아왔다"며 "이 불멸의 고전이 담긴 불탕진(不蕩盡)의 찌꺼기는 영원히 미해결로 남아 있다"고 적었다.

부디 오래사세요.

오늘 밤은 정말 내일이 없는듯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 scrap


- 생각


예전에 촛불 시위에 한 번 갔었다. 시위 참가는 못했다. 아니 안했다. 제일 사람이 많았다던 그 날 밤이 아니라 시위가 거의 꺼져갈 때쯤 참여했던 기억이다. 아니, 대규모 시위의 이전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내 역할은 밤새 덜덜 떨며 대치하고 있는 1백여명의 사람들을 인도에 서서 멀찌감치에서 바라보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혹시나 전경이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해버리지는 않을까. 그 걱정이 나를 뛰쳐나가게 했다.

촛불 시위에 참여할 수도 없었고, 관조할 수도 무심할 수도 없었고, 촛불 시위를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었고.. 그게 나였다. 나와 인도에 서있던 약 50여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 사람들 중 몇명이 나같은 사람들이었다.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아놓고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큰 일이 생길까봐 그를 감시하는 사람들이었다.

아무 일 없이 날이 밝아오고..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물로 나를 보듬었다. 나는 정말 티만도 못한 존재다. 그리고 이리 쉽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지금 흘리는 내 눈물은 세상에서 제일 가치없는 눈물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언제쯤 비겁한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될까.


= 생각


방금 케이블 방송을 보다가 울었다. 올해가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이라 기획된듯한 냉전 시절 이산 가족 다큐멘터리였다. 엄마가 보고싶다. 여기서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이지. 아빠, 언니, 동생은 하나도 보고 싶지 않다. 그냥 엄마가 보고 싶다. 엄마는 내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난 절대 아이를 갖지 않겠다. 절대. 만약 아이를 갖게 된다면 내 사회 생활을 다 정지시켜서라도 살아있는동안 내 품 안에서 아이를 기를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결혼은 하더라도 애는 안 갖고 싶다. 애한테 무슨 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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